* 글 마 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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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하시던 음식은 붕어빵이었다. 그래서 나도 가끔씩 별량면 어머니를 뵈러 가는 길에 순천 시내를 지날 때면 어디 붕어빵 파는 곳이 없나 하고 둘러보기도 하였다. 바깥 날씨가 쌀쌀할 때 먹는 따끈한 붕어빵 맛은 내게도 일미다. 우리 어머니 세대는 좀 큰 장을 보려면 면 소재지에 서는 오일장 대신 순천 아랫장이나 웃장을 가셨는데, 차비가 아까워서 주로 걸어 다니셨다고 한다.
쌀 몇 되 머리에 이고 달걀 둬 꾸러미랑 파 여나무 단 묶어 싼 보퉁이 하나 들고, 동네 어귀에서 만난 이웃이 서로 길동무가 되어 비포장도로로 이십오리나 되는 순천장을 걸어가서, 면면촌촌에서 그렇게 모여든 아낙네들과 섞여 길바닥에 앉아 장짐을 풀어 돈을 사들고 나면 점심 나절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몇 가지 장을 보고 나면 그냥 두세 시를 넘기기가 일쑤였다. 그맘때 쯤 남정네들은 주로 뚝배기 국물에 막걸리로 배를 채우지만, 어머니는 달랑 붕어빵 두 개로 허기를 때우시고는 소달구지를 따라 다시 이십오 리를 되걷는 귀갓길에 오르시곤 하였다.
남편 요한이 중학교 이학년 때 일이었단다. 학교를 마치고 순천에서 버스를 타고 집에 와 있었더니, 아침에 장에 가신 어머니가 운동화며 양말, 빨래비누랑 아버지 두루마기 동정 등이 든 장보퉁이를 들고 뿌연 먼지를 뒤집어쓰신 채 눈이 쑥 들어가도록 지치신 모습으로 사립문을 들어오시더니, 신문지 조각에 싼 뭔가를 꺼내 놓으시더란다. "학교 갔다 오니라고 배가 많이 고팠겄다. 엄니가 밥해 줄 때까지 우선에 이걸로 시장이나 면해라. 요 붕에떡이 넘다가 달아서 나는 통 입에 안 맞어서 다 못 묵겄드라..."
어머니가 아들에게 건네신 것은 팥소가 보일 듯이 꼬리가 떨어져 나간 붕어빵이었더란다. 어머니는 점심 거리로 붕어빵 두 개째를 잡수시다가 너무 맛이 있자 자식들 생각에 차마 그걸 다 입에 넣칠 못하고 자식들 주시고자 팥소가 꽉 차서 맛이 있는 몸통 부분이 남은 붕어빵 한 조각을 그렇게 싸들고 오시더란 것이다. 철없던 자식이 어머니의 그 붕어빵 사랑을 깨달은 것은 자기 어머니가 가신 훨씬 뒤였다고 한다. 어쩔 땐 그것이 엿가락 토막이기도 했었다는데도 말이다.
-2007. 9. 15.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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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에떡', 정감 넘치는 우리 할머니들 버전 맞네요. 주자는 주자십회(십훈 혹은 훈)에서 제일 먼저 '불효부모 사후회(不孝父母 死後悔)'를 들었는데, 우리 자식들은 저부터 그걸 잘 깨닫지 못하고 살다가 부모가 가신 뒤에야 섧게 애도하며 후회하게 되지요... '붕어빵 쪼가리에서 엿가락 토막이기도 했었다는 데도 말이다' 가슴 아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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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옛 어른들은 장 짐을 팔아서 돈을 산다고들 하셨지요. 돈이 얼마나 귀하셨으면... 어렵던 그쩍엔 부족한 가운데서도 훈훈한 인심이 넉넉하였지만, 온갖 것이 풍요로워진 지금은 인정이 메마르고 각박해졌지요. 잘 해 드리지 못한 어머니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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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신 주님, 자식들 위해 희생하신 세상 모든 어머니, 아버지가 주님 품 안에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게 해주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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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티브이 프로그램 '붕어빵'은 시청자에게 쏠쏠한 재미를 주는데, 우리 좋은나라 글마당 '붕에떡'은 댓글러를 짠허게 맹급니다. 좀 더 많이 써서 들려 주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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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사랑이 전부이신 우리 어머니들, 당신을 온 맘으로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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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붕에떡이 넘다가 달아서 나는 통 입에 안 맞아서 다 못 묵것드라...' 눈물 나리 만치 깊은 어머니 사랑이 아롱송글 맺혀 있습니다. 얼른 알아 듣기 어려운 우리들의 그쩍 나이테 단상이네요. 어머니, 설에 가서 꼭 한번 업어 드릴게요. 엄마, 사랑해! 건강, 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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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은 다 보리밥이랑 생선 대가리랑 꼴랑지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지요. 그 시대 우리 어머니들은 다 그러셨으니까요. 크신 사랑 알고 나니 어머닌 세상에 안 계시더라구요...가슴이 아려 옵니다.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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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머니의 사랑은 다 숭고하시지요. 어머니의 즐거움은 오로지 자식들의 행복 여부에 달려 있으니까요. 어머니가 돼 보니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받은 어머니의 사랑엔 못 미쳐도 한참을 못 미칩니다. 자식이 전부이시던 우리 어머니의 사랑은 순수하고 위대하시지만 자식에게서 대리 만족이나 성취를 얻고자 하는 제 사랑엔 '나'가 얼마큼 들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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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청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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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 열 가지를 들라 하면 붕어빵이 몇 번째로는 들어갈 정도로 저는 지금도 붕어빵을 즐겨 먹습니다.
무척 허기지셨을 텐데 그 맛있는 붕어빵 두 개를 다 잡숫지 않으시고 한 개 찢다 남겨 싸들고 걸어오신 어머니,
자식은 버스 타고 편안히 먼저 온 구루마 먼짓길을 터벅터벅 걸어 오시는 어머니...당신을 온 맘으로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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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들은 손 매듭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도록 무릎 관절이 아리고 쑤시도록 허리가 휘어 굽도록 일하셨지요. 씨 뿌려 모 심고 김 매어 거두는 들 일에다 길쌈, 출산 육아에 방아 찧고 제사 명절 음식 준비에 온갖 집안 일까지...우리 어머니들이야말로 수퍼 맨, 원더 우먼이셨죠. 엄마,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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