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마 당 *
우리 일곱 살박이 손녀 해인이는 아직 한글이 서툴러서 쌍지읒처럼 쌍치읓을 쓴 편지로 보는 이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편지래야 딱 한 줄짜리, "우~ 할아버지 실어, 우~"에다 겉봉이 "ㅊ친할아버지에게, 해인이가"가 전부인...
일전 친정 아버지 장례 참석차 남편이 작은아들 가족이랑 한 차로 내려갔는데, 남편 차에 오르던 손녀가 웬 봉하지 않은 흰 봉투 하나를 내밀기에 지 아빠의 부의금 봉투려니 했다가 다시 보니 그건 해인이가 자기에게 연필로 쓴 편지더란다.
소리내어 읽던 손녀의 황당 편지 내용에 숨넘어가도록 웃던 남편이 아이에게 물었단다. "해인아, 이건 할아버지가 너무도 좋다는 말을 반대로 쓴 거지, 그치?" 해인이가 미소를 머금고 머릴 끄덕이며 대답하더란다. "그래, 맞어 할아버지!"
그러자 이번엔 뒤에 앉은 작은애(며느리)가 더 놀라더란다. "얘, 너 아까 집에서 읽어 준 편지 내용과는 사뭇 다르잖아...어쩜 편지를 다 반어법으로 쓰니? 아버님은 또 어떻게 그걸 바로 알아보시구요!"
집에서 읽어 주더란 내용인즉 "할아버지, 먼저 어린이날이랑 제 생일날 곰이랑 토끼, 공주 인형 사주셔서 감사해요! 할아버지, 사랑해요!"였더랬다. 주님 좋아하시는 어린이나라는 웃음꽃 가득한 천진무구의 세계이다.
그렇게 받은 손녀의 첫 편지를 손녀바보인 남편 요한은 손자녀들 전용 그림 갤러리 격인 거실 벽에다 봉투까지 붙여 놓고 출근을 했다. '아차, 그렇담 지난 어버이날 내가 받은 손녀의 첫 편지도 찾아서 저 옆에다 나란히 붙여 줘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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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해인이가 다니는 그 유치원 아이들이 반대로 말하는 데 재미가 들린 게 아닐까요? 참말로 이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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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밀조밀 얘기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해인이 생각이 엉뚱한 건지, 어른들 관념이 굳은 건지... 이젠 기다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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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솔딱 팬이 됐답니다. 글라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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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아, 아줌마가 선물 주면 아줌만테도 편지 써 줄 거지, 그치? 요 깜찍이,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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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서체에 나름 정성을 다했군여. 핸이, 아티스트 맞나 봐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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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거꾸로 말하기, 뒤로 걷기, 반대로 말하기 등등...
저맘때 놀이를 누가 말리겠어요? 아니, 조금 이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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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나! "해이니, 우~ 미워, 우~", 이게 내 마음이란다. 또 나타나거라~ 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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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진외할아버지, 작은할아버지, 작은외할아버지, 고모할아버지, 이모할아버지, 경비 할아버지, 성당 할아버지 등..., 많고 많은 할아버지 중에서 자기 그냥 할아버지를 특정하다 보니 ㅊ친할아버지가 돼 버린 건 아닐까나? 그치만 글라라야, 난 할머니가 아니니 절대로 할머니라 불러선 안 된다. 그냥 보이는 대로 이쁜 세실리아 아줌마라고 부르거라! 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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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해인아! ㅊ친할아버지가 ㅇ왜 좋은데? 나는 ㅇ외할아버지가 더 좋던데...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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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다 천사들이지요. 한없이 선하고, 티없이 순수합니다. 글라라 천사, 아롱아롱 무지개꿈 많이많이 꾸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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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사랑스럽꾸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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