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 좋은나라

* 글 마 당 *

한막달레나

( 2005-05-17 12:18:34 , Hit : 1483 )

서로 기댈 때

    두 사람이 함께 있어도 그 모습은 다 다릅니다.

    조금 전 싸운 사람이 있고,
    조금 전 화해한 사람도 있는가 하면
    한 번도 싸우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둘이 있으나
    그 표정이 다룰 수 밖에 없는 이치지요

    두 사람은 지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들의 모습에서 평화가 보입니다.

    초록의 그늘 밑으로 찾아들었기 때문에
    평화가 깃든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들은 서로 기대고 있기 때문에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기댄다는 것은
    체온을 느낀다는 것이지요,

   기대기 위해서 반드시 둘이어야 한다고
   단정하지 마십시오.

   혼자 있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둘로 나누면 될 일이고,

   세 사람이면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 될 일입니다.

   그 자리가 반드시
   나무 아래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나무 한 그루를
   키우면 될 일이니까요.

   서로 기대어 있으면 막상 말 문이 막힐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입을 닫아도 좋습니다.

   서로 기대어 있으면
   서로의 말이 충돌할 때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거의 동시에 튀어 나오기 때문이지요,
   그럴때에도 문제는 없습니다.

   가만히 웃으면서,
   잠시 후에 다시 하면 될 터이니 말입니다.

   두 사람 모두
   말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 때는,
   지금은 나무가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니까요,

   기대어 있는 것으로 모자라
   꼭 무슨 말인가 하여야 한다고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말은 입 밖으로 나올 수도 있지만
   가슴 속에 있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저 기대고 쉬십시요.
   나무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겨레 신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