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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마 당 *


 스즈끼 히데꼬 ( 2006-11-21 12:20:14 , Hit : 2398 ) 
 삶의 끝에 서서 - 6. 빛으로 역전할 때 (3)



   그러나 그것도 한 순간 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그 할머니가 우리 뒤를 쫓아온 것입니다.
   아무리해도 더 말하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는 듯
   원모를 옆으로 떼밀었습니다.

  "실은 저 늙은인 매춘부였단 말이야."하고
   우리를 향해 집어 던지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원모가 말릴 틈도 없어 마구 소리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외교관 부인이란 새빨간 거짓말이고
   영어를 지꺼릴 수 있는 것도
   동남아에서 몸을 팔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저 늙은이가 개를 향해 '쫑,쫑, 컴온, 쫑'하며
   집게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며 손짓을 하고 있는 꼴은 보면
   난 정말 온 몸에 소름이 꽉 끼친다니까."하고
   내뱉듯이 말했습니다.

   그 할머니를 달래며 방으로 돌려 보내고 난 다음
   돌아온 원모는 방금 있었던 그 소동에도 불구하고
   요노 씨에 대해선 두번 다시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침묵이 도리어
   그 할머니가 폭로한 요노 씨의 과거가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내가 다시 츠가루로 여행을 하고
   이 양로원을 방문한 날은
   그로부터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뒤였습니다.

   언제 찾아가도 곧잘 눈에 띄던 요노 씨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토록 건강해 보이던 요노 씨가
   병들어 입원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거요."하는 얘기를 듣고
   나는 양로원의 후원 회장인 오하라 시옹 씨와 함께
   요노 씨를 문병하러 달려갔습니다.

   병실로 들어섰을 때,
   요노 씨는 의식 불명 상태였습니다.

  "요노 씨, 요노 씨, 어떠신가요?"
   우리들의 부르는 소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이
   그는 그저 조용히 누워 있을 뿐이었습니다.

   얼굴은 한결 야위고 핼쓱해진 것 같았는데
   살결은 고왔고 마치 납 인형같아 보였습니다.

   나는 시옹 씨와 나란히 의자에 걸터 앉아
   말없이 기도 드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이것 밖에 없었습니다.
  
   한 한시간쯤 지났을 무렵,
   요노 씨는 별안간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시옹 씨의 얼굴을 알아 보고는
  "선생님, 여러가지로 폐를 많이 끼쳤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 또렷이 인사를 한 것입니다.

   극도로 쇠약해져 있으면서도
   의젓하게 정색을 한 요노 씨의 태도가
   보통 때와는 너무나 달라
   우리는 얼겁결에 서로 얼굴을 쳐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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