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이 가까워 졌다고 예측되어선지
한 사람의 의사와 간호사가 와서
요노 씨의 침대 양쪽에 서서
지켜 보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그렇게 있던 그가
별안간 팔을 들어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부를 때 처럼
집게 손가락으로 손짓을 하며
"컴온, 컴온"하고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가 젊었을 때
남자 손님을 유혹하듯 하는 손짓이었습니다.
우리는 깜짝 놀라 숨을 죽였습니다.
그는 다시 또 "컴온"하고
온 몸을 쥐어 짜듯 속삭였습니다.
그리하여 늙은 여인이 돌연 젊은 여인으로 그 모습이 변해
요노 씨의 얼굴에나 팔에나 홍조가 띄기 시작하고
요노 씨는 생기가 넘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연령을 넘어선 젊음이 비스듬이
윗쪽을 응시하고 있는 부릅 뜬 두 눈동자에
넘쳐 반짝이고 있습니다.
그녀는 날카로운 새의 울음소리 비슷한 목소리로
부르짖었습니다.
"컴온, 컴온, 지저스, 마이, 세이비어"
물론 지저스란 예수님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필립핀 등지를 전전한 그는 현지에서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받았으며
또한 이 양로원도 가톨릭계였기 때문에
예수님이 구세주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최후의 막다른 곳에 이르러,
예전에 남자를 유혹하던 그러한 몸짓으로
'나의 구세주이신 예수님,
지금이야 말로 내게 오소서."(Come on Jesus, my Saviour !)라며
자기를 구원해 주시는 주님을 영접했던 것입니다.
요노 씨는 그리고 나서 얼마 있다가 곧 숨을 거뒀습니다.
평화로운 얼굴이었습니다.
요노 씨의 죽음은 내게 깊은 여운을 남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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