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마 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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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전 주일날 내 생일 축하차 온 가족이 모여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들어왔다. 왁자지껄 한바탕 케익 세리머니가 끝나고 이어진 선물 순서였다.
"어머님, 생신 축하드려요!" 작은며느리 미카엘라가 미처 준비를 못 했노라며 봉투랑 립스틱 하나를 내밀었다. "무슨 소리냐. 내가 직접 고를 수 있는 옵션 선물, 거 좋지. 고맙다 얘. 립스티익 짙게 바르고 잘 쓰마." 그러자
큰며느리 미숙이가 "어머님, 저흰 봉투 마저두요....내일 계좌로 쏴 드리려는데 괜찮으실지요? 죄송합니다!" 하길래 "아니다. 그건 예비비로 알뜰하게 비축해 뒀다가 훗날 차분히 풀어서 쓰련다. 그리고 우리에겐 너희 모두가 다 귀한 선물인 거, 잘 알쟈?" 했더니
"할머니, 근데 케익은 어떠셨어요? 제가 솜씨를 좀 부렸거든요~" 하고 손자 해밀이가 자랑하기에 "머엇진데다 어쩐지 너어무 마싯따 했더니 그게 우리 홀인원 골퍼, 라파에루가 만든 수제 케익이어서 그래꾸나." 하자
장손자 계헌이가 지 엉덩이 뒤에다 감추고 있던 선물 꾸러미를 조용히 건넸다. "이건 할머니랑 할아버지의 튼튼한 치아를 위해 고른 칫솔 꽂이구요, 또 이건 할머니 얼굴 피부를 촉촉하게 해 드릴 미스트 토너에요. 두 분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하였다. "우리 조 박이 이제 다 컸구나. 이렇게 건강에다 미모까지 챙겨 주니 말이다. 근데 이걸 어쩌냐? 이 할머니가 더 이뻐질 곳이 없을 만큼 이뻐서 말이지....?"
그때 옆에 있던 남편 요한이 작은 다이어리만한 걸 들어 보이며 "이건 우리 해인 공주 선물인가 보다. 그렇지 해인아?" 하자 클라라가 고갤 끄덕였다. "야 이거 무슨 테블릿 피시 아니냐? 엄청 비쌀 텐데.... 맞네! 공주가 열두 달 동안 키운 도야지 저금통을 깬 거야." 하고 너스레를 떨자
해인이가 웃으며 "아니에요, 할아버지. 함 열어 보세요!" 하기에 크기에 비해 묵직한 그걸 받아서 펼쳐 봤더니, 아뿔싸! 석고판을 정교하게 조각하여 곱게 채색한 고양이가 아닌가. "공주야, 어쩜 이렇게나 깜찍하고 예쁠 수가 있니? 마치 살아 있는 것 같구나야. 고맙다! 우리 공주, 할머니가 백 살때까지 두고 두고 볼 꺼다 너."
요한이 테블릿 피시라던 선물, 그보다 훨 더 값진 공주 닮은 조각 고양이가 지금 거실 진열장 속 삼발이에 기대어 귀여운 눈망울을 반짝이며 갸웃이 나를 보고 있다. '할머니, 생신 축하드려요!' 하며 말이다. 얘들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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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들 찰풀 맞네. 아유 밥맛. 왕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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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허시것수~~~
생일 밥이나 사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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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이 조각품이 가히 예술이네요.
두 귀의 털 색을 달리하여 균형을 깨고
고양이 볼 홍조가 너무 앙증맞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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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손녀 있어요. 손자도 있고요. 다 있는 손자, 손녀랑 다 받는 생일 선물이 무에 그리 대단하냐고요? 그런데 딱 하나 있긴 하네요. 저리도 깜찍한 냐옹이 조각 말이에요....하여, 나 이제 애들한테 숙제를 내줄 겁니다. 요 고양이보다 백 배나 더 큰 날 닮은 호랑이를 조각해 오라구요, 나으 생일 선물로다가 말이죠. 어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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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참말로 이쁘네요. 짝짜악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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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디나 입에 든 풍선껌처럼 시도 때도 없이 늘 함께 붙어 다니는 커플이 글만 썼다 하면 그저 자기네 손자랑 손녀 자랑질이네요. 못 말리는 천연기념물 껌딱지 아닐까 싶으네요. 그래도 좋으니 자주 자주 실으시고, 감기나 조심하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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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클라라가 집에 왔길래 진열장 속 고양이를 가리키며, "어떻게 저리 고양이를 잘 새기고 그렸냐?" 했더니, "아닌데.... 할아버지. 그거 너구리예요. 호호" 하더라. 그렇네, 우리 눈도 이제 다 됐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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