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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유 게 시 판 *


 조요한 ( 2013-01-14 15:58:42 , Hit : 1387
 안나 23부/ '시시이야' 자매님

"아이구 자매님,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네요. 밤 날씨도 차가운데 쉬지도 못하고 그여 오시냐구..." 하시며 세실리아 자매님은 집사람 안나랑 함께 병문안을 간 내 손을 야윈 두 손으로 꼬옥 쥐시며 반갑게 맞아 주셨다.

"오래도록 못 와 뵈어 죄송합니다. 아직 많이 아프시지요?"  

"지금은 많이 나았어요. 먼저 자매님이 전화 주셨을 때는 한기가 들어서 이불을 둘러 쓰고도 덜덜 떨면서 무척 힘이 들었는데, 이젠 이렇게 한기도 가시고 지낼만 해요."

"세실리아 자매님 주무시는데 깨운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 이가 퇴근해서 바로 온다고 온 것이 이렇네요. 저희 시골에서 따 온 감 몇 개 가져왔습니다. 한번 들어 보세요." 안나가 자매님 손을 맞잡으며 눈을 맞췄다.

"아이구, 어찌 이리도 좋은 분들이 세상에 사시나..., 천사 같은 분들이세요." 창백하고 주름지고 야위고 작고 등 굽으신 독거 노인이 온 얼굴로 활짝 웃으셨다.

관절염약, 위장약, 혈압약, 당뇨약 등 온갖 약 봉지가 가득 든 소반을 들어 보이시며, "우리 어머니가 나를 삼 년이나 늦게 출생신고를 해서 그렇지, 이 '시시이야'가 실은 일흔여덟이 아니고 여든하나야 자매님.' 하며 잠시 놓으셨던 내 손을 다시 잡으시며, 아픈 몸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자식 내외며 당신을 물질적으로 도와 준다는 막내 따님 얘기며 고달피 살아오신 지난날들을 솔솔 푸셨다.

자매님 말씀을 듣던 우리는 약속이나 하였듯 마주 보며 씨익 웃었다. 언제나처럼 세실리아 자매님은 나를 '자매님'이라고 부르시고, 당신을 지칭하실 때는 어김없이 '시시이야' 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잠깐 들러 뵌 자매님 얼굴에서 먼저 가신 우리 어머니를 보았다.

언젠가 갖다 드린 무언가를 당신이 잡숫기는 커녕 포장도 뜯지 않고 앓는 자식에게 그대로 건네주셨다는 기억이 있어 "이 홍시만은 아드님 주시지 말고 자매님이 다 드세요, 네?" 하고 당부드렸다.

반지하 단칸방을 나서는 우리를 못내 아쉬워하시는 '시시이야' 자매님 대신 우리 어머니가 거기 문설주에 서 계셨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2006.11.17)
'굿뉴스'에도 올림.





안젤라 (2013-01-15 13:16:09)  
세상 모든 어머니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십니다. 어머니 주름마다 사랑 배었고 어머니 선한 눈망울마다 그리움 입니다. 어머니, 고마운 우리 어머니, 사랑합니다. 많이, 아주 많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은경 (2013-01-15 16:30:45)  
지팡이 짚고 아주 천천히 조금씩 걸으시던 그 자매님이신가 보다. 가끔씩 신심 깊으신 이해완 시몬 형제님이 차량봉사 해 드리는 그 어른, 요즘은 잘 뵐 수가 없으시던데 많이 편찮으신 건 아닌지요? 함께 기도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요세비 (2013-01-15 17:07:24)  
갑자기 읽을 거리가 많아져서 좋습니다. 늦게 카페 든 제겐 다 새롭습니다. 저렇게 많은 약 드시면 힘드실 텐데... 답답해집니다. 주님, '시실리야' 자매님을 살펴 주소서. 아픈 그분 자식들도 치유해 주소서, 아멘!
최낙준 (2013-01-16 12:10:24)  
우리 주변엔 아주 힘겨워하는 이웃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 노인은 하루 한 끼를 노인정 등에서 간신히 끼어 드시기도 한다는 군요. 건강이 좀 되셔서 파지라도 줍는 분들은 그나마 다행이시랍니다. 그러니 교우분들도 예외는 아니시겠지요. 날씨도 추운데...우리 모두 자주 돌아보십시다.
박 세실리아 (2013-01-16 15:19:35)  
2006년 글이니 곧 설 되면 여든여덟 극노인이 되시겠네요. 사랑이신 주님, 연로하신 저희 어머니들에게 영육 간 건강을 주소서. 그들 눈물 거두시고 웃음을 주소서. 외롭지 않도록 거름없이 자주 찾아뵙는 저희 되게 하소서. 아멘.
정 데레사 (2013-01-19 10:30:07)  
안나 자매님, 신앙생활 열심히 하시나 봐요. 부부가 함께하시는 모습 참 보기가 좋습니다. 레지오도 연도도 미사도 늘 같이 참례하시고... 그렇담 시장길도 같이 다니시나? 건 아니시겠죠. 아니면 산행길까지도 다? 만약 그러 허시다면 당신들을 본당 밉상부부 1호로 인정할 꺼구요. 땅땅!!
서두원 (2013-01-21 13:13:55)  
겨울 날씨 추워도 우리 가슴 속 이렇게 훈훈합니다.
여름 날씨 더워도 우리 마음 속 이렇게 후련합니다.
키메라 (2013-01-21 16:55:12)  
훈훈히 녹여 주고 후련히 쓸어 주는 얘기가 세상 살맛 나게 합니다. 누군가를 즐겁고 흐뭇하게 해 주는 것이 이웃 사랑의 시작 아닐지요?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엘리사벳 (2013-01-24 16:48:50)  
아프고 다치고 갇히고 주리고 헐벗고 당하고 힘겨운 모든 이에게 필요한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아멘.
김선임 (2013-01-26 12:10:20)  
전능하신 이여, 뒤쳐지고, 실패하고, 고통 받고, 안 풀리고, 고독하고, 외면 받고, 우울하고, 조롱 받고, 천대 받고, 임 떠나고, 죽고 싶고, 애 못 낳고, 억울하고, 무지하고 돈 떨어진 모든 이의 눈물도 닦아 주시고 필요한 은총을 주소서. 아멘, 아멘.
로즈마리 (2013-01-28 17:36:52)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이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하느님, 간절히 찾고 두드리고 구하는 이에게 얻게해 주시고 열어 주시고 받게해 주시는 이여, 간구하는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아픈 세실리아 자매와 그 가족의 병을 낫게 하시고 건강을 도로 주시고 필요한 은총을 베푸소서, 아멘.
로즈마리 (2013-04-07 17:51:56)  
주님 그리며 선히 사시다가 먼저 가신 이 세시이아 세실리아 자매님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당신 나라에 그는 영광을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최낙준 (2013-05-05 09:54:43)  
자매님 영혼 위해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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